이천영교장 칼럼(광주일보 07.08)-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공동체 ‘광주 고려인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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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이 천 영 <br />광주새날학교 교장<br /> <br />지난 몇 년 동안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 광주의 한 모퉁이에 모른척하기엔 맘에 걸리고, 가까이 하기엔 너무 부담스런 공동체가 우리 곁에 둥지를 틀었다. 다름 아닌 중앙아시아를 유랑하다 살며시 들어와 숨죽이며 살아가는 고려인동포들이다.</p>
<p>처음에는 그저 잠시 왔다가 돌아가는 외국인근로자려니 생각하고 아무도 마음에 두지 않았다. 우리와 똑같은 외모지만 언어가 전혀 다른지라 쉽게 다가갈 수 없는 존재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수가 점점 늘어 2천명, 3천명에 달한다는 말에, “정말 그렇게도 많은 고려인들이 광주에서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고 있어?”라고 궁금해 하기 시작한다. 고려인이 한 지역에 모여 살아가는 이유는 민족의 고유어인 한국어를 잊었기때문. 서로 의지하지 않고는 단 하루도 마음 놓고 살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자연스럽게 모여들어 좁은 지역에 거주하다 보니 하나의 마을공동체가 되었다.</p>
<p>우리말을 잘한다면 “우리는 ‘대한민국 국권회복’에 앞장선 독립유공자의 자랑스런 후손”이라며 권리를 주장하겠지만, 우리말을 잊은 그들은 숨죽인 삶을 이어 가고 있다. 게다가 경제사정에 따라 임금 마저 제때 받지 못해 하루 하루 힘겹게 살아가야하는 가난의 대물림 현상도 흔한 상황이다.</p>
<p>하지만 구한말 우리민족이 갖고 있었던 이웃사랑의 애틋한 정들이 고려인에겐 남아있어 어려움에 처한 동포를 돕는 데에 아낌없는 손길을 펼쳐가며 살아가고 있다. 큰 수술을 받아야하는 동포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처럼 여기며 힘든 상황에서도 저마다 십시일반 돈을 모아 병원비도 지원한다. 또 손님이 찾아오면 큰손을 펼쳐 손님 대접에 소홀함이 없어 늘 포근한 엄마 품을 느끼며 살 수 있게 돕는다.</p>
<p>한곳에 뿌리박고 살아온 우리도 타지로 이사하면 적응하는데 상당한 시일이 걸린다. 하물며 유랑 민족의 한을 가슴에 품고 살아온 고려인동포들이야 어찌 쉽게 정착할 수 있으리오!</p>
<p>결국 살아남기 위한 간절함이 힘을 모아 협동조합을 구성, 자치마을을 이루었다. 공동 보육을 위한 어린이집, 자녀들의 미래를 위한 지역아동센터, 그리고 취업지원을 위한 주민지원센터, 처음 막 입국한 동포들을 위한 쉼터 등 구한말 원동(연해주의 옛말)에서 선조들이 이루었던 공동체를 광주에서 꾸려가고 있다.</p>
<p>물론 보육교사도 동포이고, 자녀들을 위한 공부방도 동포들이 나서 지원하고 있다. 또 늦은 밤까지 아이를 돌보는 책임은 마을 노인들이 담당하고 있다.</p>
<p>갓 태어난 영유아에서부터 80세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고려인마을공동체가 힘겹지만 서로를 의지하고 봉사하며 행복한 미래를 꿈꾸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고려인들은 매월 지급해야하는 임대료 300여 만 원이 버거워 주민종합지원센터 자체건물 매입을 위한 모금운동에 나섰다.</p>
<p>이에 지역사회가 조금만 힘을 보태준다면 고려인 자치마을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행복마을이 될 것이다. </p>
<p>지난해 광주시의회는 전국 최초로 ‘고려인 주민 지원조례’ 를 제정했다. 조례는 광주시가 통합지원센터를 설치해 처우개선, 적응교육 등 각종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고국을 찾은 고려인들에겐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p>
<p>끝없는 유랑의 고단한 세월을 이겨낸 그들에게 조상의 땅 대한민국이 더 이상 ‘머나먼 조국’으로 남지 않도록 광주시와 지역민들이 고려인공동체 자체건물 마련 모금운동에 도움의 손길을 펼쳐주시기를 간절히 기원해 본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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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처음에는 그저 잠시 왔다가 돌아가는 외국인근로자려니 생각하고 아무도 마음에 두지 않았다. 우리와 똑같은 외모지만 언어가 전혀 다른지라 쉽게 다가갈 수 없는 존재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수가 점점 늘어 2천명, 3천명에 달한다는 말에, “정말 그렇게도 많은 고려인들이 광주에서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고 있어?”라고 궁금해 하기 시작한다. 고려인이 한 지역에 모여 살아가는 이유는 민족의 고유어인 한국어를 잊었기때문. 서로 의지하지 않고는 단 하루도 마음 놓고 살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자연스럽게 모여들어 좁은 지역에 거주하다 보니 하나의 마을공동체가 되었다.</p>
<p>우리말을 잘한다면 “우리는 ‘대한민국 국권회복’에 앞장선 독립유공자의 자랑스런 후손”이라며 권리를 주장하겠지만, 우리말을 잊은 그들은 숨죽인 삶을 이어 가고 있다. 게다가 경제사정에 따라 임금 마저 제때 받지 못해 하루 하루 힘겹게 살아가야하는 가난의 대물림 현상도 흔한 상황이다.</p>
<p>하지만 구한말 우리민족이 갖고 있었던 이웃사랑의 애틋한 정들이 고려인에겐 남아있어 어려움에 처한 동포를 돕는 데에 아낌없는 손길을 펼쳐가며 살아가고 있다. 큰 수술을 받아야하는 동포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처럼 여기며 힘든 상황에서도 저마다 십시일반 돈을 모아 병원비도 지원한다. 또 손님이 찾아오면 큰손을 펼쳐 손님 대접에 소홀함이 없어 늘 포근한 엄마 품을 느끼며 살 수 있게 돕는다.</p>
<p>한곳에 뿌리박고 살아온 우리도 타지로 이사하면 적응하는데 상당한 시일이 걸린다. 하물며 유랑 민족의 한을 가슴에 품고 살아온 고려인동포들이야 어찌 쉽게 정착할 수 있으리오!</p>
<p>결국 살아남기 위한 간절함이 힘을 모아 협동조합을 구성, 자치마을을 이루었다. 공동 보육을 위한 어린이집, 자녀들의 미래를 위한 지역아동센터, 그리고 취업지원을 위한 주민지원센터, 처음 막 입국한 동포들을 위한 쉼터 등 구한말 원동(연해주의 옛말)에서 선조들이 이루었던 공동체를 광주에서 꾸려가고 있다.</p>
<p>물론 보육교사도 동포이고, 자녀들을 위한 공부방도 동포들이 나서 지원하고 있다. 또 늦은 밤까지 아이를 돌보는 책임은 마을 노인들이 담당하고 있다.</p>
<p>갓 태어난 영유아에서부터 80세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고려인마을공동체가 힘겹지만 서로를 의지하고 봉사하며 행복한 미래를 꿈꾸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고려인들은 매월 지급해야하는 임대료 300여 만 원이 버거워 주민종합지원센터 자체건물 매입을 위한 모금운동에 나섰다.</p>
<p>이에 지역사회가 조금만 힘을 보태준다면 고려인 자치마을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행복마을이 될 것이다. </p>
<p>지난해 광주시의회는 전국 최초로 ‘고려인 주민 지원조례’ 를 제정했다. 조례는 광주시가 통합지원센터를 설치해 처우개선, 적응교육 등 각종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고국을 찾은 고려인들에겐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p>
<p>끝없는 유랑의 고단한 세월을 이겨낸 그들에게 조상의 땅 대한민국이 더 이상 ‘머나먼 조국’으로 남지 않도록 광주시와 지역민들이 고려인공동체 자체건물 마련 모금운동에 도움의 손길을 펼쳐주시기를 간절히 기원해 본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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