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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영교장 칼럼(광주일보 07.08)-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공동체 ‘광주 고려인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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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새날
댓글 0건 조회 2,113회 작성일 14-07-09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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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이 천 영 <br />광주새날학교 교장<br />&nbsp;<br />지난 몇 년 동안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 광주의 한 모퉁이에 모른척하기엔 맘에 걸리고, 가까이 하기엔 너무 부담스런 공동체가 우리 곁에 둥지를 틀었다. 다름 아닌 중앙아시아를 유랑하다 살며시 들어와 숨죽이며 살아가는 고려인동포들이다.</p>
<p>처음에는 그저 잠시 왔다가 돌아가는 외국인근로자려니 생각하고 아무도 마음에 두지 않았다. 우리와 똑같은 외모지만 언어가 전혀 다른지라 쉽게 다가갈 수 없는 존재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수가 점점 늘어 2천명, 3천명에 달한다는 말에, &ldquo;정말 그렇게도 많은 고려인들이 광주에서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고 있어?&rdquo;라고 궁금해 하기 시작한다. 고려인이 한 지역에 모여 살아가는 이유는 민족의 고유어인 한국어를 잊었기때문. 서로 의지하지 않고는 단 하루도 마음 놓고 살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자연스럽게 모여들어 좁은 지역에 거주하다 보니 하나의 마을공동체가 되었다.</p>
<p>우리말을 잘한다면 &ldquo;우리는 &lsquo;대한민국 국권회복&rsquo;에 앞장선 독립유공자의 자랑스런 후손&rdquo;이라며 권리를 주장하겠지만, 우리말을 잊은 그들은 숨죽인 삶을 이어 가고 있다. 게다가 경제사정에 따라 임금 마저 제때 받지 못해 하루 하루 힘겹게 살아가야하는 가난의 대물림 현상도 흔한 상황이다.</p>
<p>하지만 구한말 우리민족이 갖고 있었던 이웃사랑의 애틋한 정들이 고려인에겐 남아있어 어려움에 처한 동포를 돕는 데에 아낌없는 손길을 펼쳐가며 살아가고 있다. 큰 수술을 받아야하는 동포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처럼 여기며 힘든 상황에서도 저마다 십시일반 돈을 모아 병원비도 지원한다. 또 손님이 찾아오면 큰손을 펼쳐 손님 대접에 소홀함이 없어 늘 포근한 엄마 품을 느끼며 살 수 있게 돕는다.</p>
<p>한곳에 뿌리박고 살아온 우리도 타지로 이사하면 적응하는데 상당한 시일이 걸린다. 하물며 유랑 민족의 한을 가슴에 품고 살아온 고려인동포들이야 어찌 쉽게 정착할 수 있으리오!</p>
<p>결국 살아남기 위한 간절함이 힘을 모아 협동조합을 구성, 자치마을을 이루었다. 공동 보육을 위한 어린이집, 자녀들의 미래를 위한 지역아동센터, 그리고 취업지원을 위한 주민지원센터, 처음 막 입국한 동포들을 위한 쉼터 등 구한말 원동(연해주의 옛말)에서 선조들이 이루었던 공동체를 광주에서 꾸려가고 있다.</p>
<p>물론 보육교사도 동포이고, 자녀들을 위한 공부방도 동포들이 나서 지원하고 있다. 또 늦은 밤까지 아이를 돌보는 책임은 마을 노인들이 담당하고 있다.</p>
<p>갓 태어난 영유아에서부터 80세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고려인마을공동체가 힘겹지만 서로를 의지하고 봉사하며 행복한 미래를 꿈꾸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고려인들은 매월 지급해야하는 임대료 300여 만 원이 버거워 주민종합지원센터 자체건물 매입을 위한 모금운동에 나섰다.</p>
<p>이에 지역사회가 조금만 힘을 보태준다면 고려인 자치마을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행복마을이 될 것이다. </p>
<p>지난해 광주시의회는 전국 최초로 &lsquo;고려인 주민 지원조례&rsquo; 를 제정했다. 조례는 광주시가 통합지원센터를 설치해 처우개선, 적응교육 등 각종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고국을 찾은 고려인들에겐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p>
<p>끝없는 유랑의 고단한 세월을 이겨낸 그들에게 조상의 땅 대한민국이 더 이상 &lsquo;머나먼 조국&rsquo;으로 남지 않도록 광주시와 지역민들이 고려인공동체 자체건물 마련 모금운동에 도움의 손길을 펼쳐주시기를 간절히 기원해 본다.</p>
<p>&nbsp;</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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