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도 당당한 우리 이웃” 다문화 가정과 함께 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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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문화 가정 자녀들에게 한글과 우리 문화 등을 가르치는 새날학교에서 학생들이 율동과 노래를 배우며 즐거워 하고 있다.
전남대신문 2008년 03월 31일 (월) 23:36:01 대학 1팀 최송아, 김휘원 기자.
“그들도 당당한 우리 이웃”
다문화 가정과 함께 하는 사람들
고국을 떠나 머나먼 한국으로 이주해온 여성이 한국에서 가정을 꾸리는 것은 이제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사회의 편견과 이해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정도 많다. 다문화 가정이 한국사회에서 겪는 어려움을 알아보고 그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해결책을 찾는 사람들을 만났다.
10가구 중 1가구는 다문화 가정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과의 혼인은 3만8천4백91건으로 전체 혼인 비율의 약 10%, 농림어업종사자 남자의 40%가 외국인 여성과 혼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이제 다문화가정은 우리에게 생소하지 않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사회는 다문화 가정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다. 또한 결혼 이주 여성도 한국말과 한국사회에 대한 이해부족과 부적응으로 갈등과 위기를 맞기도 한다. 이러한 결혼 이주 여성과 가족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이들에 대한 공식, 비공식적인 사회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현재 이들을 위해 광주 결혼이민자가족 지원센터를 비롯한 많은 기관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광주 결혼이민자가족 지원센터에서는 결혼이민자 가정 방문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에서 온 최스베트라나 씨(41)는 교포출신이지만 카자흐스탄에서 자라고 생활했기에 한국에서 적응하기가 쉽지만은 않았다. 최스베트라나 씨는 “한국문화를 잘 모르고 있어서 처음에는 적응하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또 “5살짜리 딸이 있는데 내가 한국말을 잘 못해서인지 아이도 말을 배우는 게 느린 것 같다”고 걱정했다. 이어 “하지만 가정방문 교육을 통해서 아이와 함께 한국말을 배울 수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 대학 역사문화연구센터에서도 이주결혼여성을 대상으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6일 결혼이민자가족 지원센터에서 우리 대학 김동수 교수(사학·한국근세사)의 ‘다문화 가정을 위한 역사·문화 강좌’가 있었다. 이 강좌는 이주여성을 대상으로 하여 이들의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하고 우리 사회의 주체로서 살아가는 데 필요한 방안을 함께 모색해 보려는 프로그램이다. 이날 강좌에 참석한 이주결혼여성들은 아직 한국말이 서툴러 제대로 한국말을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열심히 수업에 참여했다. 필리핀에서 온 캄매이 씨(21)는 “한국말이 어려워서 한국역사에 대해 잘 몰랐는데 이번 교육을 통해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김동수 교수는 “이주결혼여성들이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해 힘들지만 한국역사를 쉽게 이해 할 수 있도록 강의하고 있다”며 “한국문화의 배경을 이해시키고 한국 역사의 뿌리와 의미를 알게 해주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한국어 배우는 게 신나요”
버스를 한참 타고 도착한 광산구에 위치한 광주 새날학교. 도착하자마자 아이들의 노랫소리가 들린다. 이날은 자원봉사를 온 봉사자들이 아이들에게 노래와 율동을 가르쳐 주는 날이었다. 아직은 한국말이 서툴지만 열심히 따라하는 아이들이 귀여웠다. 새날학교에 다니고 있는 송민우 군(14)은 러시아에서 온 어머니와 한국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송 군은“학교 다니는 게 즐겁고 선생님도 너무 좋다”고 말했다.
새날학교는 국제결혼자녀와 유학생, 외국인 근로자, 새터민들의 자녀를 한국 내에서 공동체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교육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새날학교는 현재 12명의 학생들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 새날학교에서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는 박성숙 선생님(30)은 “일반 한국학생이랑 문화적인 차이만 빼면 똑같다”며 “아이들이 한국아이들처럼 똑같이 살아가는데 불쌍하게 바라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학교 생활 등 적응 어려움 겪기도
하지만 일반 학교에서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적응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박순옥 선생님(44)은 “아직까지 한국은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을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아니라 아이들이 왕따를 당하거나 상처를 받기도 한다”며 “비록 피부색이 다르고 말도 서툴지만 국제화 시대인 만큼 마음의 문을 열고 받아들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자라는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정체성에 혼란을 겪기도 한다. 고등부를 지도하고 있는 조입분 선생님(49)은 “학생들이 자라면서 내가 한국 사람들과 다르다고 느껴 미래에 대한 꿈을 꾸지 않고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지내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아이들에게 학업과 진로 지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아픈 마음을 돌봐주고 들어주면서 조금씩 길을 찾아가도록 도와주는 것이 우선인 것 같다”고 말했다.
새날학교는 이러한 다문화 가정 자녀를 위해 한국어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부모의 모국어를 배우는 수업도 병행하고 있다. 새날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는 최수정 양(16)은 “우즈벡에서 온 지 7개월 정도 됐는데 한국 말이 조금 어렵지만 잘 배워서 내년에는 일반 학교에 입학하고 싶다”고 말했다.
우리 대학 철학연구교육센터에서도 지난 19일 새날학교에서 ‘이주민과 함께하는 인문강좌’를 열어 아이들과 함께 영화를 통해 한국어와 한국역사를 배우는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이 강좌는 오는 11월 5일까지 총 24회 운영될 예정이다.
다문화가정은 이제 남이 아닌 우리의 이웃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들에 대한 이해와 지원으로 이주결혼여성과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한국사회에 적응하고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당당히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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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신문 2008년 03월 31일 (월) 23:36:01 대학 1팀 최송아, 김휘원 기자.
“그들도 당당한 우리 이웃”
다문화 가정과 함께 하는 사람들
고국을 떠나 머나먼 한국으로 이주해온 여성이 한국에서 가정을 꾸리는 것은 이제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사회의 편견과 이해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정도 많다. 다문화 가정이 한국사회에서 겪는 어려움을 알아보고 그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해결책을 찾는 사람들을 만났다.
10가구 중 1가구는 다문화 가정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과의 혼인은 3만8천4백91건으로 전체 혼인 비율의 약 10%, 농림어업종사자 남자의 40%가 외국인 여성과 혼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이제 다문화가정은 우리에게 생소하지 않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사회는 다문화 가정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다. 또한 결혼 이주 여성도 한국말과 한국사회에 대한 이해부족과 부적응으로 갈등과 위기를 맞기도 한다. 이러한 결혼 이주 여성과 가족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이들에 대한 공식, 비공식적인 사회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현재 이들을 위해 광주 결혼이민자가족 지원센터를 비롯한 많은 기관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광주 결혼이민자가족 지원센터에서는 결혼이민자 가정 방문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에서 온 최스베트라나 씨(41)는 교포출신이지만 카자흐스탄에서 자라고 생활했기에 한국에서 적응하기가 쉽지만은 않았다. 최스베트라나 씨는 “한국문화를 잘 모르고 있어서 처음에는 적응하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또 “5살짜리 딸이 있는데 내가 한국말을 잘 못해서인지 아이도 말을 배우는 게 느린 것 같다”고 걱정했다. 이어 “하지만 가정방문 교육을 통해서 아이와 함께 한국말을 배울 수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 대학 역사문화연구센터에서도 이주결혼여성을 대상으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6일 결혼이민자가족 지원센터에서 우리 대학 김동수 교수(사학·한국근세사)의 ‘다문화 가정을 위한 역사·문화 강좌’가 있었다. 이 강좌는 이주여성을 대상으로 하여 이들의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하고 우리 사회의 주체로서 살아가는 데 필요한 방안을 함께 모색해 보려는 프로그램이다. 이날 강좌에 참석한 이주결혼여성들은 아직 한국말이 서툴러 제대로 한국말을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열심히 수업에 참여했다. 필리핀에서 온 캄매이 씨(21)는 “한국말이 어려워서 한국역사에 대해 잘 몰랐는데 이번 교육을 통해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김동수 교수는 “이주결혼여성들이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해 힘들지만 한국역사를 쉽게 이해 할 수 있도록 강의하고 있다”며 “한국문화의 배경을 이해시키고 한국 역사의 뿌리와 의미를 알게 해주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한국어 배우는 게 신나요”
버스를 한참 타고 도착한 광산구에 위치한 광주 새날학교. 도착하자마자 아이들의 노랫소리가 들린다. 이날은 자원봉사를 온 봉사자들이 아이들에게 노래와 율동을 가르쳐 주는 날이었다. 아직은 한국말이 서툴지만 열심히 따라하는 아이들이 귀여웠다. 새날학교에 다니고 있는 송민우 군(14)은 러시아에서 온 어머니와 한국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송 군은“학교 다니는 게 즐겁고 선생님도 너무 좋다”고 말했다.
새날학교는 국제결혼자녀와 유학생, 외국인 근로자, 새터민들의 자녀를 한국 내에서 공동체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교육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새날학교는 현재 12명의 학생들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 새날학교에서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는 박성숙 선생님(30)은 “일반 한국학생이랑 문화적인 차이만 빼면 똑같다”며 “아이들이 한국아이들처럼 똑같이 살아가는데 불쌍하게 바라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학교 생활 등 적응 어려움 겪기도
하지만 일반 학교에서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적응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박순옥 선생님(44)은 “아직까지 한국은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을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아니라 아이들이 왕따를 당하거나 상처를 받기도 한다”며 “비록 피부색이 다르고 말도 서툴지만 국제화 시대인 만큼 마음의 문을 열고 받아들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자라는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정체성에 혼란을 겪기도 한다. 고등부를 지도하고 있는 조입분 선생님(49)은 “학생들이 자라면서 내가 한국 사람들과 다르다고 느껴 미래에 대한 꿈을 꾸지 않고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지내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아이들에게 학업과 진로 지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아픈 마음을 돌봐주고 들어주면서 조금씩 길을 찾아가도록 도와주는 것이 우선인 것 같다”고 말했다.
새날학교는 이러한 다문화 가정 자녀를 위해 한국어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부모의 모국어를 배우는 수업도 병행하고 있다. 새날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는 최수정 양(16)은 “우즈벡에서 온 지 7개월 정도 됐는데 한국 말이 조금 어렵지만 잘 배워서 내년에는 일반 학교에 입학하고 싶다”고 말했다.
우리 대학 철학연구교육센터에서도 지난 19일 새날학교에서 ‘이주민과 함께하는 인문강좌’를 열어 아이들과 함께 영화를 통해 한국어와 한국역사를 배우는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이 강좌는 오는 11월 5일까지 총 24회 운영될 예정이다.
다문화가정은 이제 남이 아닌 우리의 이웃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들에 대한 이해와 지원으로 이주결혼여성과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한국사회에 적응하고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당당히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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